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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美입장 구속력 없어, 우리 길 갈 것”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탄불·워싱턴=연합뉴스) 김승욱 이상헌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파워볼실시간

터키의 S-400 시스템 작동을 반대해 온 미국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금요기도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 장비를 시험할 권리가 있다”며 “S-400을 시험했고, 계속 시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은 우리에게 구속력이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묻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터키 현지 언론은 지난 16일 흑해에 접한 시놉 주(州)에서 터키 군이 S-400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영상을 보도했다.

당시 터키 국방부는 논평을 거부했으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S-400의 시험 발사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S-400은 러시아가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미국의 첨단 전투기인 F-35처럼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도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의 F-35 전투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공군의 F-35 전투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애초 터키는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당시 미국에서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구매를 추진했으나, 미국은 터키의 과도한 기술 이전 요구를 이유로 거절했다.파워볼엔트리

그러자 터키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S-400을 도입했으나,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터키가 S-400을 운영할 경우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런데도 터키가 S-400 도입을 강행하자 미국은 터키에 F-35 전투기 판매를 금지했다.

터키는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은 터키가 F-35를 보유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에 새어나갈 것을 우려했다.

미국은 터키가 S-400을 실제로 배치·작동할 경우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나토 회원국인 그리스가 S-300 지대공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중잣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S-400이 러시아 무기이기 때문에 미국이 동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단호하며 우리의 길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너선 호프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안보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터키의 S-400 방공무기 시험 발사에 반대한다”며 “터키의 시험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비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S-400 시스템이 미국과 나토 동맹으로서 터키의 약속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kind3@yna.co.kr, honeybee@yna.co.kr

배민-민주노총 서비스노조, 플랫폼 업계 사상 첫 노사 단협 체결
복수노조 라이더유니온 단협 불복..”재교섭하지 않으면 단협 따르지 않을 것”
‘업무 배치 방식’ 관련 요구안 반영 놓고 노조 간 소통 부족 논란 불거져

플랫폼 노동을 하는 배달기사도 노동조합이 있는 일반 노동자처럼 보호받을 수 있는 단체협약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체결됐다.동행복권파워볼

하지만 이례적으로 관련 노조들이 협약 결과에 대한 입장 차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이하 서비스노조)은 지난 22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총 30개 조항이 담긴 단협에는 플랫폼 측의 일방적 계약해지를 막도록 기본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했고, 관례적으로 부과하던 배차 중개료를 면제해 사실상 배달기사(라이더)들의 배달요금을 인상했다.

배달기사의 건강검진 비용이나 피복비는 물론, 장기 계약한 배달기사에게는 휴가비·명절 선물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단순히 배달료와 배송시간 등 배송조건 뿐 아니라 배달기사들의 인권 보호 및 사회적 인식 개선에 대해서도 계속 교섭하기로 했다.

이번 단협은 노동자와 프리랜서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에 놓여있는 플랫폼 종사자에 대해 기업이 노동조합을 대화상대로 공식 인정하고,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단체 협약이 적용된 국내 첫 사례이다.

그동안 I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종사자는 프리랜서로 취급받았기 때문에 합법적인 산업별 노조 등을 만들어 교섭을 요구해도 사측이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 여부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같은 날 배달기사들의 복수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단협 결과에 반발해 재교섭을 요구하고, 재교섭이 이뤄질 때까지 이번 단협에 따른 비용 지원 등을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2월 교섭창구가 단일화돼 서비스노조가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확정했는데, 서비스노조가 라이더유니온의 요구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단협을 맺었다는 것이다.

서로 입장이 다른 노사 간에 단협을 맺으면 전후 과정에서 노조 내외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고, 더구나 복수노조 사업장에서는 노조 간의 갈등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 최초의 단협을 맺은 상황에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면서 재교섭까지 요하는 일은 흔치 않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기획팀장이 이번 단협에 대해 꼽은 가장 큰 문제점은 ‘업무 배정 알고리즘’이다.

구 팀장은 “예전에는 떠있는 콜(업무)을 각자 골라서 일했는데, 최근에는 인공지능(AI)으로 업무가 일방적으로 배정된다”며 “왜 이 콜이 나에게 들어오는지, 배차시간이나 평가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을 통해 배달 일감을 받아가는 업계 특성상 업무배정은 곧 배달기사의 수입과 직결된다. 특히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콜이 할당될 경우 배달료·배달거리는 직선 거리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배달기사들의 불만이 컸다.

구 팀장은 “교섭대표노조가 정해진 후 지난 3월 관련 요구안을 전달했는데, 이후 교섭과정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유받지 못했다”며 “결국 복리후생에 대해서만 진전이 있었고, 업무 배정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핵심 요구사항이 빠졌기 때문에 내부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협약식을 늦춰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내부에서 임시총회를 연 결과 단협 반대 입장이 67.1%에 달해 부득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비스노조 홍창의 사무국장은 “라이더유니온의 요구안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함께 논의했지만, 사측이 거부해 진전을 거두지 못한 것 뿐”이라며 “어떻게 단협 과정에서 요구한 것을 모두 관철시키겠느냐”고 해명했다.

또 홍 사무국장은 “이번에 면제된 수수료는 건당 200~300원으로 적어보이지만 하루면 만원, 한 달이면 수십만원이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수십억원이 오간 교섭”이라며 “”라이더유니온의 요구안 중 대부분 사항은 우리와 중복됐기 때문에 라이더유니온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협 내용을 보면 △배달료에 거리 및 날씨 등 특성을 고려해 책정 △배달료 지급명세서를 자세히 기재하고 앱으로 확인하도록 함 △일반배차·AI배차 중 하나를 우선해 배차하지 않음 △배송시간 제한 정책의 탄력적 운영 등을 담았기 때문에 라이더유니온이 제기한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홍 사무국장은 노-노 갈등을 풀어갈 해법에 대해서는 “협약을 맺기 전부터 교섭을 마친 뒤 한 달에 한 번씩 라이더유니온 등과 정책협의회를 갖기로 했기 때문에 차차 오해를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 팀장도 “첫 단협 결과를 거둔 만큼 대표교섭노조의 노고를 인정하지만, 협상 과정의 소통이 부족해 예상했던 결과를 거두지 못해 내부 반발이 컸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 “서비스노조도 업무 배정 알고리즘 문제를 공감하고 있으니 소통을 통해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차기 대선주자 1·2위 집중탐구
안정감, 신중함의 이낙연
저돌적 돌파형의 이재명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선두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쟁은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양강 구도다. 이 대표는 안정감이 돋보이는 반면, 이 지사는 선명한 메시지와 실행력이 강점이다. 거대여당 대표와 인지도 높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대결이란 점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현재 지지율 추이가 이어질 경우 차기 대선이 ‘여권의 집안 싸움’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대권 레이스가 대선 경선이 곧 본선이었던 2007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을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일보는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스타일과 비전, 캐릭터, 핵심 측근, 향후 두 사람의 과제 및 대선판도를 좌우할 변수 등을 심층 분석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 자리를 두고 이낙연 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잠룡의 리더십이 뚜렷하게 대조되면서 관심이 더욱 쏠린다.

이 대표는 각종 현안에 신중한 입장을, 반면 이 지사는 현안에 대해 과감한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이 대표는 당정청의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강조했고, 이 지사는 기본소득 등 새로운 의제를 던지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친문의 장남’ 자처한 이낙연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임기를 시작해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고 당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를 이끌었고, 8월 전당대회에서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대세론의 근간에는 ‘친문’의 지지가 깔려있다. 친문 진영에서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문재인정부 성공과 궤를 같이 할 수 밖에 없는 이 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는 구도다.

한 친문 중진 의원은 “결국 초록은 동색이다. 문재인정부 총리 출신에다가 여당 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에 친문의 지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 ‘계승’에 방점을 찍고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 탓인지 이 대표는 그동안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자칫 그의 발언이 문 대통령의 의중처럼 비춰치거나 또는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처럼 확대 해석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현안에 ‘엄중히 보고 있다’는 대답을 되풀이 해 ‘엄중 낙연’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발언에 신중을 기했다. 그만큼 친문 진영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장남론’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이 대표는 문재인 집안의 맏아들을 맡겠다는 얘기다. 그러니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고 아버지와 긴밀히 상의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아버지와 다른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서 좋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아직 자기 발톱을 드러낼 때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당 안팎에서는 ‘그래서 정치인 이낙연이 제시한 비전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말도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 총리’ 외에 그가 보여준 정치적인 철학이나 비전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총리로서 문 대통령을 잘 보필하면서 국회에서 야당을 재치있게 제압하는 언변에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걸었다”면서 “하지만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정치적 비전을 아직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정치 지도자로서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이제 자신 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그것이 바로 이낙연이 보여주는 안정감”이라고 말한다. 설익은 정책을 불쑥 던지기보다는 차분히 공부를 하면서 현실에 맞는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총리 재임 시절 강원도 산불현장 등 위기 상황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전남도지사, 총리 시절에 이어 지금도 주요 현안에 대해 전문가 그룹을 초청해 따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기본 시리즈’로 진격하는 이재명

이 대표가 친문계의 맏아들에 비유된다면, 이 지사는 막내 아들에 비유된다. “문재인 집안의 범주에는 있지만 문제가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자기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이 지사 특유의 순발력과 과감함이 돋보였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도지사로서 보여준 행정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이 코로나와 같은 위기 시대에 지도자로서 필요한 자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평했다.

이 지사는 지난 3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총회장에게 “지금 즉시 검체 채취에 불응하면 감염병법상 역학조사거부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뒤 당일 저녁 경기도 가평에 있는 ‘평화의 궁전’에 직접 들어갔다.

‘쇼맨십이 과하다’는 정치권의 평가도 없진 않았지만 긍정 여론이 우세했다. 친문계 의원도 “혼돈 상황에서 이 지사의 리더십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침착한 대응보다는 결단력 있고 신속한 대응이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정부여당의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과정에서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면서 이 대표의 ‘선별 지급’과 각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외에도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이른바 ‘기본시리즈’ 정책을 언급하면서 보편 복지의 개념으로 각종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여기에 ‘기본의료’와 ‘기본교육’ 정책까지 구상해 5대 ‘기본시리즈’를 완성해 대선 공약의 밑그림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지사는 “경기도는 복지를 시혜가 아닌 권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편 복지의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정치권의 기성 어법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이 지사의 즉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실행력과 본인 만의 선명성이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평했다.

이 지사의 공격적인 이슈 선점에 이 대표 측도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고 한다. 이 지사가 걸어온 싸움에 정면으로 응수하며 각을 세우는 것도 정치적으로 별로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에서는 “기본주택도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이 지사가 너무 보여주기식 과대포장을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백상진 김판 이현우 기자 sharky@kmib.co.kr

시진핑 “중국인민, 전쟁으로 전쟁 막았다”
북한 핵실험 때는 “김일성이 멋대로 도발”
김일성 배우 등장 드라마, 북 항의에 폐기
유리한 역사만 말하고 불리한 역사는 덮어
한국전서 귀국한 포로 “변절”했다며 박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1950년 6월 25일 조선(북한) 내전이 폭발했다. 미국 정부는 세계 전략과 냉전 사유에서 출발해 조선 내전에 무장간섭을 결정했고, 7함대를 파견해 대만해협에 침입했다.”
시진핑(習近平‧67)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6‧25 전쟁에 중국군이 개입한 70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한 연설의 일부다. 미 7함대는 10년 전 국가부주석으로 했던 60주년 연설에 없던 내용이다. 홍콩 시사 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는 그때그때 달라지는 중국의 역사 발언에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에게 역사는 눈앞의 정치적 필요를 위해 봉사한다”고 설명한다.
다음은 류루이사오가 지난 21일 홍콩 명보에 게재한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를 통해 본 중공의 역사관” 칼럼이 밝힌 중공이 보는 역사관의 네 가지 특징이다.

지난 9월 19일 6년만에 재개관한 단둥 항미원조기념관에 북한 김일성과 마오쩌둥이 악수하는 사진이 걸려있다. [항미원조기념관 웹사이트 캡처]
지난 9월 19일 6년만에 재개관한 단둥 항미원조기념관에 북한 김일성과 마오쩌둥이 악수하는 사진이 걸려있다. [항미원조기념관 웹사이트 캡처]

첫째, 중공의 눈에 역사는 눈앞의 정치적 필요에 봉사하는 존재다. 중국의 한국전 개입 40‧50‧60주년 당시 중공의 기념 규모와 내용, 논조는 올해처럼 거창하지 않았다. 올해는 미·중 관계 악화 때문에 ‘항미원조’ 기념을 통해 뭔가를 보여줄 필요가 생겼다. 문제는 중국의 ‘좌파’가 발동한 맹목적인 적대감을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일단 폭발하면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지난 9월 27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한국군 의장대가 중국 인민해방군 장병에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 유해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27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한국군 의장대가 중국 인민해방군 장병에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 유해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둘째, 중공은 역사 연구를 존중하지 않는다. 늘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이유’로 그때그때 다르다. 역사에서 경험과 교훈을 얻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한국전쟁도 마찬가지다. 외국을 상대로 하는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013년 “조선 전쟁은 전략적 오판으로 발발”했다며 “시의에 맞지 않은 전쟁”이라는 글을 실었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SNS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북한이 핵‧ICBM 실험에 몰두하던 2017년 5월 “만일 김일성이 (조선) 반도를 통일하려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전쟁이 폭발할 수 있었나. 중국은 북한이 그 해 ‘제멋대로(任性)’ 한 경거망동의 대부분의 대가를 치렀다”고 북한을 비난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등 수뇌부가 지난 21일 평남 회천의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 묘를 참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등 수뇌부가 지난 21일 평남 회천의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 묘를 참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셋째, 중공은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한다. 자신이 이미 말했던 내용도 포함된다. 관점의 편향만 문제가 아니다. 20년 전 중국중앙방송(CC-TV)은 30부작 드라마 ‘항미원조’를 제작했다. 김일성이 패퇴한 뒤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김일성이 베이징에 가서 마오쩌둥에게 감사하는 역사적 사실을 다룬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북한이 김일성은 배우가 연기할 수 없으며, 당시 역사적 사실을 말해서 안 된다며 항의해 해당 드라마는 방영되지 못했다. 중공 특유의 정치 지상, 임무 우선 문화 때문에 늘 역사를 왜곡한다. 1970년대 타도의 대상이던 공자를 공자학원으로 되살리고, 항일전쟁에서 중공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8년 전쟁을 ‘14년 전쟁’으로 바꿨다.

1951년 중국인민지원군 모 부대에서 열린 항미원조 동원 대회. 무대에 오성홍기와 펑더화이와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미지차이나]
1951년 중국인민지원군 모 부대에서 열린 항미원조 동원 대회. 무대에 오성홍기와 펑더화이와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미지차이나]

넷째, 중공은 자신에 유리한 역사만 말하고, 불리한 역사는 감춘다. 한국전쟁도 마찬가지다. 한국전쟁에서 중국군 포로는 약 2만여 명. 중국으로 돌려보낸 포로는 7110명이었다. 중공 당원은 그 가운데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90%가 당적을 박탈당했다. 이유는 하나같이 ‘변절’, ‘비밀누설’, ‘적에 봉사’였으며 “감시 관찰” 조치했다. 전쟁포로 장쩌스(張澤石)는 귀국 후 계속된 정치적 탄압을 제소했고 27년에 걸친 싸움 끝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전우 대부분은 누명 속에 시달리다 자살 등으로 생을 마감했다. 중국 공식 역사에는 모두 언급되지 않는 부분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베이징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개막한 한국전 참전 70주년 전람회에 참석했다. 그는 ’70년전 영웅적인 중국인민지원군이 정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선(북한) 인민·군대와 함께 생사를 잊고 피흘려 싸워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둬 세계 평화와 인류진보사업에 거대한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베이징 중국인민혁명군사박물관에서 개막한 한국전 참전 70주년 전람회에 참석했다. 그는 ’70년전 영웅적인 중국인민지원군이 정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선(북한) 인민·군대와 함께 생사를 잊고 피흘려 싸워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둬 세계 평화와 인류진보사업에 거대한 공헌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주석의 23일 연설은 화약내 자욱한 선전포고문을 연상시켰다. “중국 인민은 침략자를 대하면 그들이 알아듣는 말로 대화할 줄 안다. 전쟁으로 전쟁을 막고, 무력으로 창을 막고, 승리로 평화를 얻고, 존중을 얻는다”고 했다.
류 평론가는 “중공 눈에 역사라는 단어는 NEXT다. 갑자기 지나간다. 어떤 일들은 마치 발생조차 하지 않은 듯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중공의 역사관에는 역사의 진실이 존재하지도 않고, 진실을 구할 수도 없다는 이야기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sakong.kwansook@joongang.co.kr

[이슈포커스] ①맛집도 아닌데 줄서서 보는 전셋집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7개월째 상승세다. 사진은 군데군데 매물란이 비어있는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 속 매물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김병문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7개월째 상승세다. 사진은 군데군데 매물란이 비어있는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 속 매물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김병문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상치 않다. 일각에선 전국적으로 전세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셋집을 찾는 수요는 많은 데 비해 매물이 없는 탓이다. 서울 송파구 맘카페에는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가위바위보’와 ‘제비뽑기’를 했다는 경험담과 목격담이 올라왔다. 정부는 계속된 전세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조만간 안정될 것으로 낙관한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세파동이 앞으로 4~5년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맛집도 아닌데 전셋집 보려고 줄섰다”

#1 주부 A씨는 최근 전셋집을 알아보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복도식 아파트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대로 집을 봐야 했던 것.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는 것도 황당했지만 제비뽑기를 해 최종 계약자를 선정한다는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던 A씨는 제비뽑기까지 했지만 결국 탈락했다.

#2 예비신부와 전셋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직장인 B씨는 회사 출·퇴근 시간과 가격 등을 고려해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골랐지만 정작 매물이 없었다. 공인중개업소에선 인기 있는 단지여서 수요는 많지만 매물이 없으니 번호표를 받고 연락을 기다리라고 했다. 본인 앞에 있는 대기자는 10여명. 유명 맛집의 줄도 안 서는 B씨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내 맘카페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이 같은 경험담이나 목격담이 공유된다. 일부 과장된 면도 있고 지나친 비약이란 지적도 있지만 실수요자가 처한 심각한 전세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갈수록 전세 매물이 귀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실제 서울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예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10월 실거래 신고 기준으로 5억2500만~7억원이던 전세가격이 최근 9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잠실주공5단지 76㎡의 전세 호가도 7억원으로 10월 신고가액(3억~4억5000만원)보다 최대 4억원이 높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전세난, 앞으로 5년 더?
평균 전셋값도 뛰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년 전보다 12.6%(5769만원) 상승한 5억1707만원을 기록했다. 8월 5억원을 돌파한 이후 계속 오름세다. 9월 기준 강남 평균 전셋값은 6억295만원으로 처음 6억원을 넘겼다. 지난 7월 4억원을 넘어선 강북도 9월 기준 평균 전셋값이 4억2045만원을 기록했다.

전세 수급상황을 보여주는 지수도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9월 기준 187.0을 기록해 최근 3년 내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공급 대비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정부는 전셋값 상승으로 인한 전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여수)의 전세난 지적에 대해 “전세시장이 안정화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1989년 임대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을 때 5개월가량 전셋값이 불안정했다.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지만 일정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시민단체는 상황이 심각하고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앞으로 4~5년 동안 전셋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정부가 전셋값을 잡으려면 분양가상한제와 같이 아파트값을 더 낮출 수 있는 정책을 즉시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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